1. 디지털 휴먼의 등장: 브랜드 모델의 새로운 전환점
광고와 브랜드 캠페인에서 모델은 단순한 제품 홍보자가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를 대변하는 존재로서 기능한다. 전통적인 브랜드 모델은 보통 유명 연예인, 인플루언서, 혹은 전문 모델들이며, 이들은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간의 감정적 연결 고리를 형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02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이 모델 생태계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바로 AI 기반의 디지털 휴먼, 즉 AI 모델의 등장이 그것이다. AI 모델은 인공지능 기술로 생성된 가상의 인물로, 실제 존재하지 않지만 인간과 유사한 외형과 행동, 감정을 구현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이미지 생성(AI-generated face), 음성 합성, 모션 캡처, 딥러닝 기반 표정 학습 등을 통해 고도화되었으며, 브랜드는 이를 통해 시간과 공간, 인건비 제약 없이 모델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AI 모델의 등장은 브랜드에게 운영 효율성과 차별적 감성 전달이라는 이중 효과를 제공한다. AI 모델은 24시간 콘텐츠 생산이 가능하며, 브랜드 요구에 맞춘 메시지나 비주얼 변환이 자유롭다. 예를 들어, 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Lil Miquela)’는 이미 샤넬, 프라다, 캘빈클라인과 협업하며 브랜드의 미래적 감성을 대변했다. 이러한 AI 모델은 브랜드가 ‘디지털 트렌드에 민감하고 기술 친화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특히 Z세대 및 알파세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반면, 전통 모델은 실제 존재의 신뢰성과 감성 연결이라는 측면에서 여전히 강력한 마케팅 자산이다. 그렇기에 양자 간의 차별 효과는 단순한 기술력의 차이가 아니라 ‘브랜드가 구축하고자 하는 정체성’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2. 브랜드 인지도 및 정체성 형성에 미치는 상반된 영향
AI 모델과 전통 모델은 브랜드 인지도 형성 전략에 있어 서로 다른 접근법을 제공한다. 전통 모델은 브랜드와 사람 간의 감정적 교감을 중시하며, 소비자가 모델 개인에 대한 팬심을 바탕으로 브랜드를 인식하고 충성도를 유지하게 만든다. 이는 스타 마케팅, 앰버서더 전략, 라이브 팬미팅, 모델 중심 캠페인 영상 등으로 강화된다. 예를 들어, 샤넬이 오랜 기간 동안 브랜드 뮤즈로 기용한 배우나 모델들은 브랜드 고유의 우아함을 시각적으로 대표해왔으며, 이러한 연속성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에 기여했다.
반면, AI 모델은 감정적 교감보다는 정보성, 혁신성, 정밀성, 다양성에 기반한 브랜드 차별화를 추구한다. AI 모델은 특정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외형이나 말투, 스타일, 언어까지 바꿀 수 있다. 이는 다문화 시장이나 글로벌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브랜딩 전략에서 유연하게 활용될 수 있으며, 브랜드가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할 때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브랜드 색상과 톤앤매너를 완벽하게 맞춘 비주얼 콘텐츠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정된 아이덴티티 유지에 있어서도 강점을 가진다. 디지털 패션쇼, 가상 세계관 기반 브랜드 캠페인, NFT와 연동된 AI 모델 등은 이러한 가능성을 극대화한 사례다.
다만, AI 모델은 감정적 연대감 형성이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소비자는 인간 모델에 대해 긍정적인 사건이나 스토리를 기반으로 브랜드에 감정적으로 몰입하지만, AI 모델은 그 자체가 허구적 존재이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의 깊이에 제한이 있다. 따라서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는 전략에서는, AI 모델은 상징성과 기술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용도로, 전통 모델은 인간적인 접근성과 신뢰를 쌓는 용도로 병행 활용하는 것이 현재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3. 소비자 반응과 브랜드 차별 효과에 대한 비교 분석
AI 모델과 전통 모델은 소비자층에 따라 선호도와 몰입 방식이 뚜렷하게 갈린다. 특히 Z세대와 알파세대는 AI 모델에 대해 높은 수용도를 보이며,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한 존재’에 흥미를 느낀다. 이들은 릴 미켈라, 로지(신한라이프), 슈두(영국 AI 모델) 등의 활동을 SNS에서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콘텐츠가 인간 모델보다 더 창의적이고 유니크하다고 평가한다. 반면, MZ세대 후반과 X세대 이상의 소비자들은 AI 모델의 비인간성에 대한 이질감을 느끼거나, 실제 인물이 전하는 진정성과 연기력, 상호작용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브랜드는 타깃 세그먼트에 따라 모델 전략을 차별화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브랜드 차별 효과를 분석한 실제 사례에서도 이와 같은 반응 차이가 관찰된다. 예를 들어, 국내 브랜드 ‘지그재그’는 AI 모델 ‘지지’를 통해 패션 콘텐츠를 운영하면서, 디지털 친화적 이미지를 확립하고 AI 추천 알고리즘과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의 ‘숨’은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고정해 고급스러움과 세대 간 신뢰감 형성을 목표로 했고, 실제로 중장년층 타깃 제품 매출이 상승했다. 이러한 데이터는 AI 모델이 유의미한 브랜드 차별화 전략임을 증명하면서도, 모든 소비자군에 보편적 효과를 주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소비자 반응 외에도 AI 모델의 윤리성, 투명성 문제도 브랜드 차별 효과에 영향을 준다. 일부 소비자는 ‘AI 모델이 마치 실제 인물처럼 행동하고 브랜드를 대변하는 것이 비윤리적’이라고 느끼거나,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가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일부 브랜드는 AI 모델 사용 시 ‘AI disclosure(가상 모델임을 명시)’를 함께 고지하고, AI의 생성 방식 및 의도까지 명확히 밝히는 투명한 마케팅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가 기술을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용할 줄 아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한다.
4. 향후 브랜드 모델 전략의 전환과 융합 가능성
AI 모델과 전통 모델은 미래 브랜드 전략에서 상호 배타적인 선택지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 자원으로 융합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25년 현재 많은 브랜드들이 전통 모델과 AI 모델을 동시에 활용해 이중 채널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뷰티 브랜드 ‘로레알’은 실제 인플루언서와 함께 AI 기반 가상 모델을 활용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공동 기획했으며, 이러한 협업은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소비자 접점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브랜드는 모델 전략을 단일화하는 대신, 채널·타깃·제품군에 따라 맞춤형 모델 조합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AI 기술의 진화는 향후 브랜드 모델 전략의 프레임 자체를 바꿔놓을 것이다. AI는 이미 ‘음성’, ‘행동’, ‘표정’까지 학습하며 인간과 유사한 감정을 시뮬레이션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향후에는 소비자와 AI 모델이 직접 대화하고, 제품 추천이나 스타일링을 받을 수 있는 인터랙티브 브랜딩 환경이 구현될 것이다. 이는 브랜드 충성도 강화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 맞춤 마케팅까지 가능케 하며 AI 모델의 브랜드 차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단,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의 투명성과 윤리적 기준 확립, 그리고 AI 모델의 존재 이유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 전달이다.
궁극적으로 브랜드 차별화란, 단순히 모델의 신선함이나 주목도를 넘어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누구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일관성이다. 전통 모델이 주는 감정적 연결과 스토리텔링, AI 모델이 제공하는 기술적 가능성과 확장성은 모두 유의미한 브랜드 자산이다. 따라서 미래 브랜드는 두 자산을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소비자의 세대적 감각과 기술 수용도를 기반으로 유연하게 소통하는 방식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AI 모델과 전통 모델의 조합은 더 이상 대체의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가 다층적인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공존 전략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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