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 뷰티 트렌드 분석

트렌드 큐레이션 플랫폼 활용 전략

트렌드이슈모아 2025. 5. 7. 22:38

1. 트렌드 큐레이션 플랫폼의 정의와 등장 배경

디지털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브랜드와 콘텐츠 기획자들은 단순히 트렌드를 ‘소비’하는 단계를 넘어서 트렌드를 분석하고 선별하며 확산시키는 능동적인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트렌드 큐레이션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단순한 데이터 수집 도구를 넘어서, 다양한 산업의 트렌드를 통합적으로 정리·분석하고,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로 재구성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WGSN, TrendWatching, Pinterest Predicts, Fashion Snoops, Vogue Business Index, Spate, Stylus 등이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이미지·검색어·시장 보고서·사회문화 흐름·SNS 반응·소비자 감성 등을 다층적으로 결합해 트렌드를 정리해주며, 브랜드, 에이전시, 크리에이터들이 전략을 짜는 데 활용 가능한 구체적 콘텐츠를 제공한다.

트렌드 큐레이션은 특히 Z세대 및 알파세대의 문화 소비 양상과 맞물려 더욱 중요해졌다. 이들은 빠르고 감각적인 콘텐츠에 반응하면서도, 가치 소비, 지속 가능성, 개인화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단순한 트렌드 팔로잉보다 ‘의미 있는 맥락화된 트렌드 콘텐츠’를 선호한다. 이에 따라, ‘무엇이 뜰 것인가’뿐 아니라, ‘왜 뜨는가’와 ‘이 트렌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큐레이션 능력이 기업의 차별화 포인트가 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소비 접점이 늘어나면서 트렌드의 흐름이 글로벌화되고 파편화되었기 때문에, 브랜드들은 특정 지역이나 세대에 맞춤형 트렌드 큐레이션이 가능한 플랫폼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내부적으로는 AI 기반 알고리즘, 사용자 피드백, 리서치 전문가의 분석, 크리에이터 네트워크의 컬렉션 기능을 결합하고 있으며, 외부적으로는 기업 전략, 콘텐츠 디자인, 브랜드 메시지 설계에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즉, 트렌드 큐레이션 플랫폼은 단순히 유행 정보를 정리하는 도구가 아니라, 창의적 전략을 위한 정보 구조화 시스템인 것이다. 특히 2025년에는 비주얼 중심 큐레이션(핀터레스트 기반), 마이크로트렌드 발견(구글 및 틱톡 데이터 연동), ESG 가치 기반 필터링 기능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트렌드 큐레이션 플랫폼 활용 전략


2. 브랜드가 활용하는 실질적 전략과 적용 방식

트렌드 큐레이션 플랫폼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주체는 단연 브랜드 기획자, 마케터, 콘텐츠 디렉터, 디자이너다. 이들은 플랫폼을 통해 단순히 ‘유행하는 키워드’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타깃 고객에 맞춘 메시지 구성을 설계하거나 제품 개발 주기를 조정하는 데에 이를 활용한다. 예컨대, 글로벌 패션 브랜드인 나이키는 WGSN의 트렌드 큐레이션 인사이트를 통해 여성 스포츠웨어에 집중된 마이크로트렌드를 발견, 이를 기반으로 SNS 캠페인과 제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또한, LVMH 그룹은 Vogue Business Index와 Stylus의 큐레이션 콘텐츠를 분석해 고급스러운 고객 경험 콘텐츠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Spate의 뷰티 트렌드 분석과 Pinterest Predicts 큐레이션 데이터를 결합해 ‘마이크로 트렌드 시리즈’를 자체적으로 재큐레이션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수면 향수’, ‘퍼스널 에센스’, ‘1일 1마스크팩’ 등 소비자 검색량과 SNS 반응이 집중된 항목들을 선별하고,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 마케팅과 제품 기획으로 이어진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러한 큐레이션 콘텐츠가 B2C 콘텐츠로 다시 순환되며 브랜드와 소비자 간 소통의 브릿지가 된다는 점이다. 단순한 리포트를 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바로 닿을 수 있는 트렌드 콘텐츠’로 재생산되는 것이다.

그 외에도 큐레이션 플랫폼은 타깃 마케팅 전략 수립에도 영향을 준다. 예컨대, 한 스타트업 브랜드가 ‘2025년 트렌드 큐레이션 플랫폼’에서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 트렌드가 급증 중이라는 리포트를 확인했다면, 이들은 이에 맞춰 ‘비건 패션’, ‘제로 웨이스트 패키지’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웹 콘텐츠, 검색 광고, 제품 라벨링을 준비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전략은 검색 트렌드 및 소비자 만족도 분석에서도 높은 효율을 보이고 있으며, 소비자의 감성 코드와 브랜드의 가치 서사를 연결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브랜드는 플랫폼의 ‘기계적 정보’보다 ‘문맥과 해석이 가미된 트렌드 큐레이션’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3. 산업별 활용 사례와 큐레이션 방식의 차이

트렌드 큐레이션 플랫폼은 산업별로 활용 목적과 방식이 다르다. 패션 산업에서는 주로 ‘시즌별 스타일 코드, 색상, 소재, 실루엣’ 중심의 큐레이션이 강조되며, 플랫폼에서는 해당 시즌에 어울리는 키 아이템, 무드보드, 스타일 포인트 등을 제안한다. 디자이너나 MD는 이를 기반으로 신상품 기획 또는 재고 운영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뷰티 산업은 성분, 제형, 사용 방식, 감성 키워드 등을 중심으로 소비자 트렌드를 큐레이션하며, 제품 기획은 물론 스킨케어 루틴이나 사용법 콘텐츠에도 이를 반영한다. 예컨대 ‘오일 리치 텍스처’가 주목받는다면, 해당 키워드 기반의 마케팅 문구와 패키징 디자인까지 연결된다.

콘텐츠 산업에서는 트렌드 큐레이션 플랫폼을 통해 영상 기획, 숏폼 주제, 착장 스타일, 인터뷰 키워드, 필터 사용 흐름 등 다양한 창작 요소를 도출한다.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콘텐츠 전략을 짤 때, 현재 글로벌 소비자가 어떤 색감, 음악, 구도, 내러티브에 반응하는지를 수치화된 큐레이션 콘텐츠로 확인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바이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SNS 운영 대행사나 광고 대행사는 브랜드별로 큐레이션 전략을 각색해 ‘타깃 중심 소셜 콘텐츠 기획 패키지’를 제안하기도 한다.

유통 및 리테일 산업에서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을 중시한다. 예컨대 쿠팡, 무신사, 29CM, 현대백화점 등은 각 플랫폼에서 소비자의 검색 행동과 SNS 반응을 바탕으로 브랜드 큐레이션관을 운영하며, 이러한 전략은 ‘기획전 상품군 선정’, ‘배너 키워드 선정’, ‘리뷰 콘텐츠 방향성’ 등에 활용된다. 또한 디지털 큐레이션 툴을 연동한 AI 개인화 추천 서비스와도 맞물리며, ‘무드 기반 쇼핑’, ‘고객 유형별 큐레이션’, ‘기후 기반 추천 상품’ 등의 새로운 마케팅 모델도 가능하게 만든다. 즉, 큐레이션은 단지 유행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적합한 시점과 감성에 따라 트렌드를 번역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4. 큐레이션 전략의 한계와 향후 발전 방향

트렌드 큐레이션 플랫폼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지만, 그 과정에는 몇 가지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우선 대부분의 큐레이션 알고리즘이 북미·유럽·일본 등 특정 문화권 데이터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비서구권 혹은 틈새 시장 트렌드에 대한 반영도가 낮다는 점이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브랜드라도 로컬라이징 전략이 필요한 경우에는 큐레이션 데이터를 보완하거나 직접 구축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또 다른 한계는 ‘모든 브랜드가 같은 데이터를 보면 비슷한 메시지를 만들어낸다’는 동질화의 문제다. 이는 큐레이션의 실용성에 한계를 만들고, 결국 ‘창의성’이 아닌 ‘기계적 반영’에 머무르게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큐레이션 플랫폼들은 맞춤형 필터링, 크리에이터 기반 리포트 제공, 비주얼 시뮬레이션 기능, 감정 분석 기반 큐레이션 알고리즘 등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사용자가 자사의 브랜드 가치, 핵심 타깃, 전략 포지셔닝을 기준으로 플랫폼 내 데이터를 필터링하고, 해석하며, 재구성할 수 있는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Generative AI 기술을 도입해, 사용자가 직접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해당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 레퍼런스나 예측 시각자료를 제공하는 형태의 큐레이션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는 ‘정적인 큐레이션’에서 ‘대화형 큐레이션’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큐레이션 전략은 단순한 트렌드 반영이 아니라, 브랜드가 시장과 소통하는 감각적 언어를 정리하는 과정이다. 즉, ‘무엇이 뜨는가’보다 ‘어떻게 브랜드에 맞게 재해석하고 연결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플랫폼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인간 중심의 해석력, 크리에이티브 감각, 실행력 있는 전략 기획 능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앞으로는 더 많은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자체 큐레이션 전략 팀을 구성하거나, 외부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만의 ‘트렌드 해석 프레임’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2025년 이후의 시장에서는, 트렌드를 발견하는 자보다 트렌드를 ‘제안하는 자’가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