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마일웨어의 탄생 배경: 주부의 일상과 패션 사이의 간극 메우기
원마일웨어(One-mile wear)는 이름 그대로 ‘집에서 1마일 반경’ 정도의 일상 활동에서 착용할 수 있는 옷을 뜻한다.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거나, 아파트 내 카페에서 친구를 만나거나, 마트나 병원 등 가까운 외출에 쓰일 수 있도록 디자인된 이류적 성격의 패션이다. 이 개념은 2010년대 중반부터 젊은 엄마나 워킹맘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과 집콕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되면서 폭넓은 주부층 사이에서도 급격히 인기를 끌게 되었다. 특히 30~50대 여성들은 ‘너무 편하지만 너무 흐트러지지 않은 옷’을 찾는 과정에서 원마일웨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주부들은 하루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지만 동시에 자녀 등하교, 동네 심부름, 가벼운 모임이나 돌봄 활동 등의 외부 일정도 소화해야 한다. 이처럼 실내외 경계를 오가는 역할 속에서 그동안 패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주부들은 ‘레깅스나 트레이닝복 같은 캐주얼’과 ‘모임에 입는 외출복’ 사이의 중간지점을 필요로 했다. 원마일웨어는 바로 이러한 니즈를 해결하는 절충안으로 등장하며 일상의 피로를 줄이고, 꾸미지 않았지만 세련된 인상을 줄 수 있는 대안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들은 ‘주부’라는 타깃에 맞춰 더욱 섬세한 실루엣과 고급 소재를 활용한 디자인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이는 곧 원마일웨어의 고급화 흐름으로 이어졌다.
2. 고급화의 첫 단계: 소재, 핏, 디테일의 미묘한 차별화
원마일웨어가 단순한 이지웨어에서 고급화로 진입하게 된 핵심은 ‘소재’와 ‘핏’에 있다. 기존의 저가형 원마일웨어가 저렴한 면, 저신축성 폴리에스터 등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최근 고급형 라인은 텐셀, 모달, 캐시미어 블렌드, 린넨 혼방 등 고급 천연섬유 혹은 기능성 원단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는 피부에 닿는 촉감을 부드럽게 하고, 땀 배출이나 통기성, 복원력에서도 한층 우수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특히 집안일이 많고 활동적인 주부들에게 이런 기능성은 큰 매력이다.
핏과 디테일 측면에서도 고급화가 뚜렷하다. 최근 브랜드들은 헐렁하거나 늘어지는 루즈핏이 아니라, 적당한 여유와 함께 허리선을 살려주는 절개 라인, 팔뚝을 가려주는 소매 기장, 힙 라인을 자연스럽게 덮는 셔츠형 상의 등을 설계해, 체형 커버는 물론 자연스러운 세련미를 더하고 있다. 또한 버튼 하나, 밑단 커팅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여 ‘꾸안꾸’를 추구하는 주부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이런 디테일은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서 보고 구매하려는 중장년층 주부들에게 ‘품격 있는 일상복’이라는 이미지로 각인되며 소비 심리를 자극한다.
3. 브랜드 전략의 변화: 하이엔드 라인 확장과 이미지 리포지셔닝
패션 브랜드들은 이제 원마일웨어를 단순히 ‘부가적 상품군’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MZ세대 엄마와 40~50대 주부 사이에서 고급스러운 데일리룩 수요가 확대되면서, 메인 전략 라인 중 하나로 편입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엘로엘’, ‘앤아더스토리즈’, ‘코스’, ‘베네통’, ‘무신사 스탠다드 우먼’ 등의 브랜드는 오버사이즈 셋업, 니트 세트, 트렌치 셔츠형 드레스 등 외출복의 정장을 응용한 원마일웨어 제품을 주력군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코스(COS)’는 원마일웨어를 ‘생활 속 미니멀 감성’과 결합시키며, 도시형 주부의 일상 감각을 세련되게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셀럽 마케팅’이나 SNS 비주얼 전략도 고급화에 기여했다. 40대 이상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세운 브랜드는 ‘편안하지만 멋있게 나이 드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딩’에 성공하고 있다. 과거 홈웨어 광고가 침대 옆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의 모습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공원을 산책하는 여유로운 일상의 주체로 주부를 묘사한다. 이처럼 주부 대상 원마일웨어는 패션 그 자체를 넘어, ‘나를 돌보는 삶의 방식’을 대변하는 심리적 요소로 진화하고 있다.
4. 소비자 행동 변화와 향후 트렌드: 하이브리드 라이프에 최적화된 진화
이러한 고급화 흐름은 주부들의 소비행태에도 뚜렷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 기존에는 백화점이나 아울렛에서 계절마다 의례적으로 몇 벌 구매하던 것에서 벗어나, SNS나 쇼핑 플랫폼에서 ‘리얼핏 후기’, ‘코디 영상’을 참고해 실질적인 활용도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강화되었다. 특히 ‘오늘 하루를 책임지는 한 벌’을 찾는 실용적 태도가 주부층 사이에서 두드러지며, 원마일웨어 역시 단순한 홈웨어가 아닌 ‘외출 준비가 되어 있는’ 옷으로 자리 잡고 있다.
향후 트렌드는 하이브리드형 원마일웨어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운동복의 신축성과 활동성을 반영하되, 셔츠나 재킷의 단정함을 가미한 하이브리드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헬시룩+포멀룩’의 융합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지속가능 소재와 결합한 친환경 원마일웨어, 디지털 핏 가이드와 연결된 AI 기반 추천 서비스 등이 등장하면서, 주부 패션도 테크 기반의 맞춤형 패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결국 ‘내 몸을 편안하게 하면서, 외부와의 사회적 연결도 고려하는’ 주부의 삶은 패션 소비에서도 진화된 고급 감각으로 이어지며 원마일웨어의 지속적인 고급화, 맞춤화 흐름을 더욱 견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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