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 뷰티 트렌드 분석

재택근무 시대의 홈웨어 스타일링 팁

트렌드이슈모아 2025. 6. 7. 23:12

1. 재택근무의 일상화, 홈웨어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다

팬데믹 이후의 사회는 많은 것을 변화시켰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는 바로 ‘일하는 공간’의 유연화입니다. 고정된 사무실 공간이 아닌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며, 이에 따라 패션 업계 역시 ‘홈웨어’의 영역을 단순한 잠옷이나 실내복이 아닌 일상의 중심으로 재정의하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 홈웨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는’ 편안함의 극대화를 위한 복장이었지만, 줌(Zoom) 화상회의나 온라인 브리핑이 일상이 되면서, 카메라 화면에 등장해도 자연스러운 실내복의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능적 필요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집에서 일하지만 스스로에게는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는 삶”**을 추구하게 되었고, 이는 브랜드들이 라운지웨어, 리모트웨어, 액티브웨어 등 다양한 용어로 재해석한 컬렉션을 선보이게 만든 주된 배경입니다. 특히 니트 소재 셋업, 린넨 톤의 와이드 팬츠, 와플 텍스처의 탑과 레깅스 조합 등은 대표적인 홈 오피스 룩으로 각광받으며 ‘심플하지만 감각적인’ 홈웨어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홈웨어 시장은 패션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체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실내공간의 조명, 음악, 캔들 등과 조화를 이루는 홈웨어 코디는 ‘웰니스(wellness)’와 ‘마음의 안정’을 지향하는 현대인의 정신적 니즈까지 반영하며 패션의 개념을 몸에서 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즉, 재택근무의 시대는 홈웨어를 단순한 의복이 아닌 하나의 정체성과 자기표현 방식으로 진화시켰습니다.

재택근무 시대의 홈웨어 스타일링 팁


2. 실용성과 스타일의 균형을 잡는 홈웨어 기본 구성법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어떤 홈웨어 구성이 ‘편안하면서도 프로페셔널’할 수 있을까요? 첫 번째 핵심은 **‘레이어링이 가능한 아이템의 구성’**입니다. 실내 온도는 계절과 기후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가정 내 다양한 활동—예: 요리, 청소, 영상통화, 휴식—이 혼합되기 때문에 옷도 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기본 이너와 얇은 카디건, 후드 셔츠, 벨트 있는 로브형 원피스는 홈웨어의 유동성을 보장하는 핵심 아이템입니다.

두 번째는 **‘핏과 소재의 선택’**입니다. 일반적으로 홈웨어는 오버사이즈 또는 루즈핏이 대세이지만, 너무 헐렁하면 화면 속에서 지저분하게 보일 수 있고, 너무 타이트하면 활동성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적당히 여유 있고, 떨어지는 실루엣이 예쁜 니트, 코튼 저지, 텐셀 등은 홈웨어에 이상적인 소재입니다. 특히 스판이 섞인 니트 셋업이나 와플 소재 셔츠는 흐트러짐 없이 형태를 유지하며, 외출복처럼도 연출 가능한 것이 장점입니다.

세 번째는 색감과 톤 조절입니다. 온라인 회의가 많은 재택근무자라면 상의의 컬러 선택이 중요합니다. 피부톤을 밝혀주는 뉴트럴 톤, 미디엄 블루, 라이트 그레이, 크림 베이지 컬러는 따뜻한 인상을 주며, 너무 튀지 않아 차분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습니다. 반면 어두운 브라운이나 블랙은 화면 속에서 너무 무거워 보일 수 있으므로 보색 대비를 활용한 포인트 아이템을 추가하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또한 실내에서 신고 다닐 슬리퍼나 플랫 슈즈도 코디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단순한 고무 소재가 아닌 슬립온 스타일의 폴라플리스 소재, 혹은 천연가죽 느낌의 실내화를 선택한다면 완성도가 훨씬 높아지며, 홈웨어 룩 전체의 품격도 달라집니다.

3. 홈웨어 스타일의 심화 – TPO를 고려한 세분화 전략

이제는 홈웨어도 단일한 스타일로는 부족합니다. 아침 회의용, 점심 산책용, 오후 집중업무용, 저녁 힐링용 등 TPO(Time, Place, Occasion)에 따라 홈웨어도 세분화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오전 화상 미팅이 많은 날에는 단정한 단색 니트 상의에 하이웨이스트 와이드 팬츠 조합이 이상적입니다. 화면에 잡히는 상반신은 깔끔하고 정돈된 이미지를 주며, 하의는 편안한 착용감을 유지하니까요.

또한 점심시간 이후에는 편한 소재의 원피스나 점프수트형 홈웨어가 유용합니다. 이는 짧은 외출이나 택배 수령에도 어색하지 않고, 무드 조절에도 탁월합니다. 특히 주름이 잘 가지 않는 폴리 블렌드 소재의 원피스는 바쁠수록 빛을 발합니다. 반면 오후 3시 이후의 루틴에는 집중력을 높이는 차분한 컬러의 룩이 유리합니다. 이때 아이보리, 네이비, 세이지그린 등 무채색 계열의 차분한 톤을 활용한 셋업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몰입에 도움을 줍니다.

저녁에는 피로를 풀 수 있는 소프트웨어(softwear) 계열 홈웨어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소프트웨어란 단순히 촉감이 좋은 소재만을 뜻하지 않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의류’라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때 테리 소재, 인견, 벨벳 등의 감촉 좋은 홈웨어는 힐링과 수면 준비에 탁월하며, 룸웨어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시간별/상황별로 나눠진 홈웨어 전략은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루틴 유지에 큰 도움을 줍니다.

4. 홈웨어는 곧 자존감, 지속가능한 스타일로 진화하라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홈웨어가 단지 실내복이 아닌 ‘삶의 태도’와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재택근무 초기에 ‘아무거나 입고 일해도 된다’는 자유를 느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관리가 무너지면 삶 전체의 리듬이 흐트러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때 홈웨어는 일상의 구조를 다시 세우는 시작점이자, 자존감 회복의 매개체가 됩니다.

이런 이유로 홈웨어는 패션 소비에서 ‘지속가능성’과도 결합됩니다. 불필요한 트렌디한 외출복 대신, 매일 입어도 질리지 않고 관리도 쉬우며, 환경까지 고려한 오가닉 코튼, 친환경 텐셀, 업사이클 원단 등을 활용한 홈웨어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요가, 명상, 산책 등을 포함한 마인드풀니스 라이프스타일과 연계된 홈웨어 브랜드는 기능성, 미학성, 지속성이라는 세 요소를 고루 만족시키며 홈웨어의 미래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홈웨어는 성별, 연령, 체형, 라이프스타일의 다양성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포용적 패션 장르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사이즈 구애 없이 모두에게 잘 맞는 ‘프리사이즈’ 개념, 유니섹스 디자인, 장애인과 고령자를 위한 기능적 디테일 등이 통합되면서 홈웨어는 단순 의복을 넘어 **‘평등하고 인간적인 삶을 위한 디자인’**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