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중심적인 사람의 연애 경향

1. 자기중심적인 성격이 연애에 미치는 기본 구조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연애의 출발선에서부터 관계를 ‘함께’가 아닌 ‘자기 기준’으로 설계하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그들은 상대방이 자신의 감정, 일정, 가치관, 욕구에 얼마나 잘 맞추느냐를 기준으로 관계의 질을 판단합니다. 이러한 성향은 겉으로 보기엔 매우 확신에 차 있고 리드하는 듯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감정의 교류보다는 ‘통제’에 가까운 모습으로 나타나기 쉽습니다.

초기 연애에서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의 주도성과 적극성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들은 상대의 감정 피드백을 무시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독단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약속 시간, 만남 장소, 여행 계획 등에서 늘 본인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여기는 태도는 관계를 일방통행으로 만들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상대는 서서히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억누르거나 무시당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들은 감정적 충돌이 발생했을 때조차 자신의 입장만을 강력히 고수하며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설득’하거나 ‘회피’하려 합니다. 이는 갈등을 대화로 풀어가는 건강한 연애와는 거리가 멀며, 결국 한 사람의 감정만 쌓이고 지쳐가는 형태로 흐를 가능성이 큽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연애에서조차 ‘내가 편한 것’, ‘내가 원하는 방식’이 우선이기 때문에, 상대의 감정이 뒤로 밀리는 일이 반복되면 관계는 쉽게 불균형을 초래합니다.

2. 관계의 흐름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는 경향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관계의 흐름에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이득을 얻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연애 중 다툼이 있을 경우에도 ‘네가 왜 그렇게 느끼는지를 모르겠다’거나 ‘그건 네 문제이지 내가 잘못한 건 없어’와 같은 식의 반응을 보임으로써 감정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합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상대방에게 ‘내 감정이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며, 자존감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게다가 이들은 흔히 ‘가스라이팅’과 비슷한 방식으로 연애 상대의 감정을 흔드는 데 익숙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무심한 언행을 했을지라도, 상대방이 그것에 상처를 받았다고 표현하면 ‘예민하게 구는 거 아니냐’고 치부하거나 ‘그 정도도 못 견디냐’고 반응함으로써, 문제를 상대방의 민감함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관계의 틀을 자신의 편의를 중심으로 설계하고, 불편한 상황에서는 회피하거나 전가하는 태도는 상대방을 감정적으로 외롭게 만들고, 깊은 신뢰를 무너뜨리는 원인이 됩니다.

또한,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연애의 주도권을 놓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사랑보다는 ‘관계의 우위’를 중시하기 때문에, 자신이 언제든 우위에 있고 통제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려 합니다. 이는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이나 요구를 표현할 때마다 무의식적인 경계심이나 거부감을 일으키게 만듭니다. 결국 이러한 기조가 반복되면 상대는 스스로 위축되고 감정을 숨기며, ‘이 관계에서 나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고립감을 느끼게 됩니다.

3. 진정한 소통의 부재와 감정 교류의 어려움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타인의 감정을 ‘공감’의 대상이 아니라 ‘분석’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말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이해해야만 하는 대상’으로 보며 논리적으로 재단하거나 합리화를 시도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이는 상대의 감정이 섬세하고 복합적일수록 더 큰 단절을 유발하며, 감정적인 소통보다는 ‘논리의 싸움’으로 갈등을 해석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특징은 연애에서 중요한 요소인 **‘감정의 공진(공명)’**을 막는 요인이 됩니다. 상대방이 외롭다고 했을 때 ‘내가 시간을 냈는데 왜 외롭다는 거야?’라고 반응하거나, 속상하다고 했을 때 ‘그건 네가 예민해서 그래’라고 판단해버리는 태도는, 진정한 소통의 문을 닫아버리는 결과를 낳습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감정을 공유하고 함께 머무르는 시간보다는, 자신의 논리가 정당한지를 입증하는 데 더 집중하기 때문에 관계는 갈수록 ‘정서적으로 고립된 상태’로 흘러갑니다.

더불어, 감정의 교류가 단절되면 상대방은 점차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포기하게 됩니다. ‘말해봤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학습된 무력감이 쌓이면, 침묵과 거리감은 점점 더 깊어집니다. 이로 인해 연애는 ‘둘이 함께하는 관계’에서 ‘한 사람이 독백하는 관계’로 변해가며, 감정의 소통이 단절된 관계는 결국 깊은 상처를 남긴 채 끝나버리기 쉽습니다.

4. 변화 가능성과 건강한 연애로의 전환을 위한 조언

그렇다면,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도 건강한 연애를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단,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되돌아보고, 연애 속에서 자기중심성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자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많은 경우, 자기중심적인 태도는 자존감이 불안정하거나 어린 시절 형성된 애착 경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즉, 본인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았던 경험이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에, 상대방에게서 자신이 원하는 감정을 과도하게 기대하거나 통제하려는 식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런 성향을 개선하기 위해선, 먼저 감정이 불편한 순간에도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를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내가 어떻게 느꼈는가’가 아니라, ‘상대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느낄 수 있었을까’를 돌아보는 태도는 공감 능력을 확장시킨다. 또한, 갈등이 생겼을 때는 회피하거나 비난하는 대신 ‘그렇게 느꼈구나’, ‘내가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겠네’라는 식의 감정적 피드백을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에게는 관계 속에서 ‘힘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사실 감정을 나누고 서로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연애를 더욱 안정적이고 깊게 만들어준다. 진정한 관계란 일방적인 희생이나 통제가 아닌, ‘서로의 감정이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자신을 중심에 두고 상대를 끌어들이는 연애가 아닌, 서로를 중심으로 관계를 재구성하는 과정이야말로 성숙한 연애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