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 뷰티 트렌드 분석

유행 컬러의 심리학적 해석 – 브랜드 적용법

트렌드이슈모아 2025. 5. 28. 21:23

1. 유행 컬러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 컬러 트렌드의 흐름과 배경

매년 새롭게 등장하는 유행 컬러는 단순히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선택되는 것이 아니다. 팬톤(PANTONE)과 같은 세계적인 색채 전문 기관은 글로벌 사회, 경제, 문화적 트렌드를 반영해 컬러를 선정한다. 예컨대 2021년 팬톤이 선정한 ‘일루미네이팅 옐로우(밝은 노란색)’와 ‘얼티미트 그레이(궁극의 회색)’는 팬데믹 시기의 불확실성과 동시에 희망을 표현한 조합이었다. 이처럼 컬러는 시대정신을 시각화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유행 컬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색상 명칭을 넘어서, 그 색이 갖는 시대적 의미와 대중 정서를 함께 파악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컬러 선정은 예술, 산업 디자인, 패션, 뷰티, 인테리어, 마케팅 등 거의 모든 시각 기반 산업에 영향을 미친다. 브랜드들은 이 트렌드를 반영해 제품 패키지, 광고 크리에이티브, 웹사이트 테마 등 다양한 요소에 유행 컬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순한 유행의 수용이 아닌, 브랜드의 정체성과의 조화를 고려한 전략적 적용이라는 것이다. 유행 컬러의 무분별한 사용은 오히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컬러는 시각적 요소이지만 동시에 감정과 심리를 자극하는 강력한 마케팅 도구임을 기억해야 한다.

 

유행 컬러의 심리학적 해석 – 브랜드 적용법


2. 컬러의 심리학 – 소비자의 감정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

컬러는 인간의 감정에 직관적으로 작용한다. 색채 심리학(color psychology)에 따르면, 특정 색은 특정한 정서적 반응을 유도하며 소비자 행동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붉은색은 열정, 위험, 흥분을 자극하여 식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어 맥도날드, KFC 등의 외식 브랜드에 널리 사용된다. 반면, 파란색은 안정감과 신뢰를 주기 때문에 은행, 보험사, IT 브랜드 등에서 흔히 활용된다. 초록색은 자연, 치유, 안정성을 떠올리게 해 웰빙 및 친환경 관련 제품에 적합하다.

이러한 색의 심리적 효과는 문화권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일 수 있으나, 대부분의 글로벌 브랜드는 이러한 컬러 감각을 기반으로 전략을 세운다. 예컨대, ‘럭셔리’를 상징하는 블랙은 고급 소비재에서 강한 효과를 발휘하며, 금색이나 짙은 퍼플은 권위와 성공, 희소가치를 연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로 소비자의 감정은 구매 결정 과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그 감정을 자극하는 데 가장 직관적인 도구가 바로 컬러다. 따라서 컬러를 선택하는 일은 곧 브랜드의 감성 언어를 설계하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3. 유행 컬러의 브랜드 전략 적용법 – 조화, 변형, 재해석

유행 컬러를 브랜드 전략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무조건 따라 하기’가 아닌 ‘창의적 해석’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브랜드는 유행 컬러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기존 이미지에 맞게 변형하거나 재해석하여 조화로운 형태로 녹여낸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는 팬톤이 선정한 유행 컬러가 따뜻한 코랄(산호색)이었을 때 이를 자사의 딥그린 아이덴티티와 충돌시키지 않고, 시즌 한정 메뉴와 소품에 은은하게 배치해 브랜드 정체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유행을 반영했다.

또한, 패션 브랜드의 경우 유행 컬러를 주요 제품군이 아닌 액세서리, 신발, 파우치 등 보조 상품군에 한정해 적용함으로써 고객에게 ‘지금 이 브랜드는 트렌디하다’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주는 동시에, 충성 고객의 거부감도 줄이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유행 컬러는 새로운 소비층을 끌어들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기존의 브랜드 팬들에게는 위화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절제와 균형 있는 활용이 중요하다. 즉 유행 컬러는 ‘브랜드에 주입’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흡수’해야 하는 대상이다.

4. 유행 컬러를 통해 브랜딩에 성공한 사례들

컬러 트렌드를 성공적으로 활용한 브랜드 사례를 보면, 유행 컬러가 단순한 시각 요소를 넘어서 브랜딩 전략의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예컨대 나이키는 2022년 유행한 세레니티 블루와 로즈 쿼츠 계열의 파스텔 톤을 여성 전용 러닝화 시리즈에 적용함으로써, 동시에 젠더 중립과 감성 마케팅을 이뤄냈다. 소비자들은 이 컬러에 ‘편안함’, ‘감성’, ‘부드러움’ 같은 정서적 코드를 자연스럽게 느꼈고, 이는 판매 증대로 이어졌다.

또 다른 사례로는 패션 브랜드 자라(ZARA)의 시즌 한정 캡슐 컬렉션이 있다. 자라는 유행 컬러를 대담하게 반영하면서도 전체 라인의 10% 내외에만 활용해 실험성과 안정성을 모두 챙긴다. 이는 재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트렌드 감각을 유지하는 전략이며, 소비자에게 ‘트렌드를 아는 브랜드’로 각인되는 데 큰 효과를 준다. 더불어 화장품 브랜드인 에스쁘아는 팬톤 컬러와 협업하여 전용 립스틱 라인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컬렉션은 ‘컬러에 기반한 감정 마케팅’의 전형으로, 단순한 색상이 아닌 감성 코드로 소비자에게 다가간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