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 뷰티 트렌드 분석

제로웨이스트 패션 브랜드 글로벌 사례

트렌드이슈모아 2025. 7. 7. 00:00

1. 제로웨이스트 패션이란? 지속가능성의 새로운 표준

제로웨이스트 패션(Zero-Waste Fashion)은 말 그대로 ‘쓰레기를 제로로 만드는’ 패션 생산 방식을 의미한다. 기존의 의류 제조 공정은 재단 과정에서 15~30%에 달하는 원단이 버려지고, 재고 폐기나 유행 종료로 인한 소각으로 환경에 막대한 부담을 준다. 이에 따라 글로벌 패션 업계는 이러한 낭비 구조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제로웨이스트 패턴 설계, 모듈형 디자인, 재활용 소재의 적극 활용으로 ‘생산부터 폐기까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 패션은 단순히 친환경 소재 사용에 그치지 않고, 생산 설계 단계에서부터 원단 낭비가 없도록 패턴을 최적화한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원형, 정사각형, 직사각형 등 직선 패턴을 사용해 원단을 모서리까지 모두 활용하거나, 분리 가능한 모듈형 디자인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로 조합할 수 있게 하여 의류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도 주요 전략이다. 특히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많은 디자이너와 브랜드들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면서 제로웨이스트 패션은 지속가능한 패션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제로웨이스트 패션 브랜드 글로벌 사례


2. 글로벌 대표 제로웨이스트 브랜드 사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제로웨이스트 브랜드 중 하나는 뉴질랜드 출신 디자이너 ‘홀리 맥퀼런(Holly McQuillan)’의 브랜드다. 그는 평면 패턴 디자인을 통해 절단 후 남는 조각을 최소화하며, 옷의 형태를 모듈처럼 재구성할 수 있는 옷을 선보여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의 개념을 널리 알렸다. 영국의 ‘스튜디오 제이엠피(Studio Jmp)’는 모든 컬렉션을 재활용 천으로 제작하고, 재단 과정에서 남은 자투리 원단을 패치워크 스타일로 활용해 새로운 디자인을 완성한다. 이들은 단순히 원단을 재활용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재활용된 소재와 제로웨이스트 패턴이 결합된 컬렉션을 꾸준히 선보이며 패션 산업에 지속가능성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의 ‘베바(Baba)’는 무염색·무가공 천연 원단으로 옷을 제작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 배출을 줄이며, ‘커뮤니티 리페어 워크숍’을 운영해 고객이 옷을 직접 수선하거나 리디자인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미국의 ‘제로웨이스트 다니엘(ZWD)’는 2017년 뉴욕패션위크에서 최초로 제로웨이스트 전용 런웨이를 선보였으며, 자투리 원단을 모아 새로운 의류를 만드는 ‘리소스 컬렉션(Resource Collection)’을 운영 중이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을 소비자 경험과 결합시켜 패션을 단순히 입는 것이 아닌 ‘참여하는 문화’로 확장하고 있다.

3. 제로웨이스트를 위한 혁신적 디자인과 기술적 접근

제로웨이스트 브랜드가 단순한 친환경 마케팅을 넘어 실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디자인 단계의 혁신과 생산 기술의 디지털화가 필수적이다. 현재 유럽의 ‘리트리코(RETREECO)’는 CAD(Computer-Aided Design) 기반의 패턴 자동 최적화 프로그램을 도입해 원단 재단 시 오차를 줄이고 낭비를 최소화한다. 이로써 재단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비율을 기존 평균 20%에서 2~5% 수준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또한 미국의 ‘패브릭앤드(Fabricand)’는 3D 가상 피팅을 기반으로 제작 전 패턴별 소요량을 시뮬레이션해 원단 소비를 예측하고 최적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술적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브랜드들은 교육과 협업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독일의 ‘제로패브릭 스튜디오(Zero Fabric Studio)’는 재단 전문가와 디자이너가 함께 참여하는 교육을 통해 패턴 설계부터 재단, 봉제까지 전 과정을 배우고 개선하는 과정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는 새로운 형태의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을 직접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디자인 혁신과 생산 기술의 디지털화, 협업 교육 프로그램이 결합되면서 제로웨이스트 패션은 더 정교하고 대중적인 영역으로 진화 중이다.

4. 소비자와 함께 만드는 제로웨이스트 문화

제로웨이스트 패션은 브랜드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소비자와의 소통과 참여가 중요한 성공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제로웨이스트 브랜드는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 리페어 클래스, 워크숍 등을 통해 단순히 ‘구매자’가 아닌 ‘참여자’로서 고객을 초대하고 있다. 예컨대 영국의 ‘베이건(Vegan)’은 구매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며 남기는 작은 손상이나 오염을 브랜드에 보내면 무료로 리페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과정 전체를 SNS로 공유해 제로웨이스트 문화를 확산시킨다. 이는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글로벌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소비자의 70% 이상이 구매 시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고 답했으며, 제로웨이스트 브랜드의 충성 고객층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이들은 제로웨이스트를 단순히 ‘친환경’이 아닌 ‘나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소비’로 인식하고, 브랜드 철학과 제품의 투명성을 중시한다. 결과적으로 제로웨이스트 브랜드의 미래는 디자이너의 디자인 역량, 기술 혁신, 고객과의 상호작용이라는 세 축이 함께 맞물리며 성장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 참여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이는 지속가능 패션이 문화로 자리잡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