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 뷰티 트렌드 분석

런웨이에서 시작된 ‘바로 그 아이템’ – 일상으로 내려온 하이패션

트렌드이슈모아 2025. 4. 4. 23:14

1. 패션의 흐름, 런웨이에서 거리로

패션의 시작점은 언제나 런웨이다.
매 시즌 전 세계의 하우스 브랜드들이 선보이는 패션쇼는 단순한 옷의 나열이 아니다.
그것은 시대 정신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무대이자,
다음 계절의 스타일 흐름을 예고하는 패션계의 ‘예언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025년, 그 흐름은 점점 더 빠르고 유연하게 변하고 있다.
이제는 런웨이에서 빛났던 하이패션 아이템이
몇 달 안에 혹은 즉시, 대중 일상 속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과거처럼 패션쇼가 고급 소비층만의 영역이 아니라
SNS, 인플루언서, 디지털 커머스를 통해 ‘소비자와 동시성’을 가진 매체로 전환된 것이다.

이제 우리는 브랜드가 던진 스타일 키워드를
실시간으로 받아들이고, 해석하며,
자신의 일상 속에서 재조합해 입을 수 있게 되었다.
하이패션은 더 이상 유리 진열장 속 오브제가 아니라,
거리 위의 스타일 도구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런웨이에서 시작된 ‘바로 그 아이템’ – 일상으로 내려온 하이패션


2. 런웨이에서 튀어나온 아이템들 – 현실로 착륙한 하이패션

2025년 현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 아이템’들,
실은 모두 런웨이에서 그 시작을 알렸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볼레로 니트와 빅숄더 블레이저다.
발렌시아가, 미우미우, 자크뮈스 등의 브랜드에서 선보였던
짧고 가벼운 니트형 볼레로는
팔만 감싸는 형태로 과감한 실루엣을 드러냈고,
이후 ZARA, H&M, 무신사 등 SPA 브랜드에서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재해석되었다.

빅숄더 블레이저는 생로랑, 마르니, 알렉산더 맥퀸 등에서
권위적이면서도 구조적인 실루엣으로 선보이며
젠더리스 무드를 강조했고,
지금은 일상 속에서도 ‘스트리트 포멀’로 자연스럽게 채택되었다.
특히 오버핏을 즐기는 2030 여성들 사이에서
청바지와 슬리브리스에 블레이저만 걸쳐도
‘룩의 무게감’을 연출할 수 있는 필수템이 되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시어한 소재의 셔츠와 탑이다.
런웨이에서는 노출이 강한 시스루 셔츠가
섬세한 로맨티시즘을 표현하는 장치였지만,
지금은 캐미솔 위에 가볍게 걸치거나
하이웨이스트 팬츠와 조합하여
은근한 시스루 레이어링 룩으로
대중적인 활용도가 높아졌다.

하이패션의 가장 큰 특징은
디테일과 컨셉을 중심으로 대중화된다는 점이다.
즉, 실루엣, 소재, 절개 라인, 컬러 톤 등
한두 개의 핵심 포인트만이 현실적으로 재해석되어
보다 입기 쉽고 접근 가능한 버전으로 변형되어 우리 옷장 속에 들어온다.

3. 하이패션을 현실에서 입는다는 것 – 스타일링의 재창조

하이패션은 늘 과감하다.
하지만 그것이 일상으로 내려오기 위해선
해체, 변형, 재조합이라는 ‘현실화 과정’이 필요하다.
패션 소비자들은 런웨이의 아이템을 그저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체형, 취향에 맞게 재해석하고 적용한다.

예를 들어 버뮤다 팬츠.
2023 S/S 지방시 컬렉션에서
정장 팬츠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주목받았던 이 아이템은,
지금은 티셔츠와 샌들에 가볍게 매치하거나
오버사이즈 셔츠와 함께 스타일링해
리조트룩과 데일리룩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이템으로 변주되었다.

또한 리본 디테일, 리본 벨트, 목에 묶는 스트랩 같은 장식 요소는
미우미우, 로에베 컬렉션에서 감성적 디테일로 등장했지만
현재는 다양한 브랜드의 스커트, 크롭탑, 원피스 등에서
여성스러운 포인트로 사랑받고 있다.

하이패션의 요소가 일상으로 스며들며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룩을 구성하는 사고방식의 변화다.
과거엔 ’잘 갖춰 입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한두 개의 강렬한 포인트 아이템을 중심으로 나머지를 단순화하는 ‘센스 있는 구성력’**이 중요해졌다.
이것이 바로, 하이패션을 입되 ‘부담 없이’ ‘자신답게’ 소화하는 전략이다.

4. 하이패션과 대중의 거리, 점점 더 가까워지다

이제 하이패션은
일부 유명인사나 셀럽만을 위한 세계가 아니다.
디지털 패션 플랫폼의 발전, SNS 기반의 트렌드 확산,
인플루언서의 스타일 해석, SPA 브랜드의 빠른 반응이 결합되며
패션의 고급성과 일상성 사이의 벽은 점점 더 얇아지고 있다.

특히 루이비통, 샤넬, 디올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조차
‘런웨이에서 바로 온라인 발매’ 전략을 통해
트렌드의 동시성을 실현하고 있다.
또한 Z세대와 알파세대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을 통해
런웨이 룩을 자기만의 감각으로 필터링하고 즉각적으로 소비한다.
이들의 스타일링은 원본과 닮았지만, 분명히 또 다르다.

하이패션은 지금, 더 이상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2025년의 우리는 하이패션을
‘멀리 있는 멋’이 아닌
‘내가 내 방식으로 입는 감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가방 하나, 셔츠 한 벌, 액세서리 하나만으로도
자신만의 스타일 세계를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Vivian, 중요한 건 더 이상 ‘무엇을 입느냐’가 아니다.
어떻게 입느냐, 왜 입느냐, 누구처럼이 아니라 나답게 입는 것.
하이패션은 이제 거리 위에서, 카페 안에서,
당신의 옷장에서 숨 쉬고 있다.
그리고 그 아이템 하나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당신만의 감각을 말해주는 언어가 된다.